정문현 박사


정문현 박사

 
 

정문현(피터) 박사는 브리티쉬 컬럼비아주 써리에 위치한Primacorp Ventures Inc.의 창립자이자 회장이다. Primacorp은 캐나다에서 가장 큰 사립대학 등 여러가지 사업 분야를 가진 회사이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정 박사는Great Commission Foundation 과  Coram Deo Foundation 재단 회장과  Pepperdine 대학의 이사 직을 역임하고 있다 . 약력으로는Trinity Western University 와Vancouver Symphony Orchestra의 이사를 역임하였다.


Q. 올해 7월이 한카 150주년을 기념하는 해인데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기념 메달 수상자로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이 인터뷰를 하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1990년대 미국이 어려웠던 시기에 그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사업을 할 생각으로 캐나다로 왔습니다. 저는 캐나다처럼 외국인의 관점에서 무엇인가를 시작해 볼 수 있도록 여러 기회를 주는 나라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150 주년을 기념하여 이에 감사함을 느끼고 이 사회의 활동적인 구성원으로 캐나다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얼마전 미국에 있는 학교 동문회를 다녀왔습니다. 한 친구에게 캐나다와 미국의 차이가 뭐냐고 물었더니, 한참 생각하던 친구가 말하더군요. “캐나다는 더 예의가 바르자나. 캐나다는 무료 의료보험 제도가 도입 되어 있고 대학등록금도 훨씬 저렴하고.”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더군요.
 

“캐나다처럼 외국인의 관점에서 무엇인가를 시작해볼 수 있도록 여러 기회를 주는 나라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어떻게 캐나다로 이민을 오시게 되셨나요?

 캐나다로 오는 건 처음부터 계획 되었던 일이 아니었습니다. 1990년에 제가 사업적으로 크게 손실을 입어 운영하던 14개의 사업 중에서 13개를 잃게 되었어요. 당시 LA에 살고 있었는데 시애틀로 가서 약 3년 반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보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멕시코나 캐나다로 가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스페인어를 할 수 있으니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캐나다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게 되었어요. 아마 1994년이었을 겁니다. 우연히 신문을 집어 들고 보니 “실업률 20%”라는 기사가 있더군요. 그걸 보면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을 재 교육해 산업전선으로 다시 돌아 갈 수 있게 하는 교육 사업을 시작해 보면 어떨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아이디어가 저를 캐나다로 이끌었습니다. 앞날이 어떻게 전개 될지는 몰랐지만 순전한 믿음을 가지고 도전한 경우였습니다.

 

“우연히 신문을 집어 들고 보니, “실업률 20%”라는 기사가 있었어요. 그걸 보면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을 재 교육해 산업전선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교육 분야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한가지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면?

 아들 조셉을 잃은 것이 제 인생의 가장 큰 사건입니다. 제겐5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그 중에 첫 째 장남인 조셉이9월 12일에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몇 일 전 아들의 무덤에 다녀왔는데, 가슴이 무척 아팠지만, 어떻게 보면 하나님이 이 경험을 통해서 저를 다른 사람들에게 더 자비롭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제게 조셉을 주시지 않으셨다면, 저는 이 사회 반대편에 있는 것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예전의 저는 다양한 잠재력을 이해하지 못했었어요. 조셉은 자폐증과 함께 발작증까지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이런 조셉을 통해 이 생의 삶 뿐만 아니라 영생의 삶까지 보게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제 나이에 이르면, 하루 하루가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죽음을 부정적으로 보는 대신 기독교인으로서 “이제 천국에 하루 하루 가까워지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매일 하루 하루에 대한 감사기도를 드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어렵기는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영생의 집으로 이끌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합니다. 그때가 되면 어느 나라의 대통령 같은 사람과도 이야기 할 수 있을 거예요. 2년 전 12월 막내 아들을 데리고 아르헨티나와 남극을 다녀왔습니다. 그때 아르헨티나에 들러서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과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간에, 자식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친분을 쌓게 됩니다. 제 아들을 통해 저는 하나님의 사랑과 영생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대방도 자녀가 있기에 저의 이야기에 더 집중 했던 것 같습니다.

조셉이 태어났을 때 저희 부부는 하나님께 조셉이 선교에 헌신 하도록 기도했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하나님이 조셉을 어떻게 선교에 쓰실 지 알지 못했습니다. 조셉은 말도 잘하지 못했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지도 못했거든요. 돌아보면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던 것 같아요. 조셉을 통해서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전파하는 것이지요.
 

Q. “조스테이블”이라는 카페가 조셉을 기리기 위해서 시작되었다죠?

 네. 사실은 조셉에게 일자리를 찾아 줄 수가 없었어요. 그게 문제였지요. 그러다가 생각해 낸 것이, “조셉은 친절하니까…” 조셉은 사람들을 반기는 것을 너무 좋아했어요. 누군가를 만날 때 마다 조셉은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셉입니다” 라고 환하게 인사를 하곤 했으니까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전혀 어색한 점이 없을 만큼 완벽하게 말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인사가 끝나자마자 조셉은 뜬금없이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버리고는 했답니다. 그래서 커피숍을 하면 조셉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 커피숍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 중에 하나님께서 조셉을 데려 가셨어요. 저와 제 아내는 고민을 하게 되었죠. 커피숍을 어떻게 해야하나. 그만 둬야 하나? 그러다 제 아내가 어느날 조셉을 꿈에서 보았다고 말하더군요. 조셉이 천국에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죠. 꿈에서 깨어난 아내가 자폐증이 있는 모든 아이들을 수용하는 이 프로젝트를 계속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거기에서 조스테이블이란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습니다.

현재 조스테이블은 세 장소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빌리 그레이엄 도서관에서도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공간이 다양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장소이자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러 올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랍니다.

 

“조셉은 사람들을 반기는 것을 너무 좋아했어요. 누군가를 만날 때 마다 조셉은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셉입니다” 라고 환하게 인사를 하곤 했으니까요.”

 

Q. 아메니다 양로원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아메니다 양로원은 노인을 위한 주거시설입니다. 138명의 노인중 40%가 한인이고 나머지는 캐나다인들입니다. 밴쿠버 한인 커뮤니티는 오랫동안 양로원 건설을 염원해 왔습니다. 저도 그 취지에 깊이 관련되어 있었는데, 어느 순간 기부금 만으로 기금을 조성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때 당시 제가 운영하는 대학의  간호학과 학생들이 아메니다 양로원에서 수습과정을 수료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메니다의 소유주가 아메니다를 매입하겠느냐고 저에게 제안을 하더군요. 아메니다는 원래 정원을 초과했어야 하는데, 정부의 요건을 다 맞추지 못해서 정원의 20%로 줄어든 상태였어요.

그래서 제가 한인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관건은 음식, 언어, 그리고 문화였어요. 나이가 들수록 언어가 매우 중요해지는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었습니다. 아메니다에서는 서양식 아침을 제공하지만, 점심과 저녁은 서양식과 한식을 둘 다 제공하고 있어요. 제가 알기로는 이것이 캐나다에서 유일한 기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아메니다는 제가 계획해서 진행한 것이라기 보다는 하나님이 제게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약 65명의 한인분들이 거주하고 계신데, 다들 아메니다의 존재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하고 계십니다. 한인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한국말로 양로원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흔하지 않으니까요. 저희 기관에는 세 명의 한인 요리사가 있는데, 경상도, 전라도, 그리고 이북 출신의 요리사들이 하루씩 돌아가면서 다양한 음식을 준비한답니다.

제가 양로원을 방문할 때마다 어르신들이 나와서 저에게 감사함을 표시하시는데, 어떨 땐 90도로 허리를 굽히시면서 고마움을 표현하십니다. 좀 쑥쓰럽긴 하지만 그래도 그분들이 행복하게 지내신다는 걸 보면 기분이 참 좋아져요. 저의 장인, 장모님들도  아메니다에 입주하셨는데, 이 역시 아메니다의 양질의 서비스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언어가 매우 중요해지는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었습니다.”

 

Q. “조스테이블”과 “아메니다 양로원”에 대한 앞으로의 비전은?

“조스테이블”에 대해서는, 우선 양질의 커피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취지에 대한 동정심이 아니라, 정말 커피가 맛있어서 조스테이블을 방문했으면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조스테이블이 오래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요. 곧 개시하게 될 빌리 그레이엄 도서관 지점이 기대됩니다.

아메니다 양로원 운영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사람들이 아주 행복해 하거든요. 교육, 봉사, 그리고 배려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저희의 사명입니다. 전 나이가 들수록 어르신들에 대한 애정도 늘어가고 그분들이 저희를 위해 하신 희생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저도 나이가 드는 거겠죠. 앞으로도 양로원이 커져서 약 40여명의 노인들을 더 모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캐나다는 다 민족 사회입니다. 아메니다가 한인 커뮤니티와 성공적으로 협력했듯이, 이란계나 베트남계같은 다른 소수 민족 커뮤니티하고도 협력하고 싶습니다. 고령의 나이에 이를 수록 기존의 캐나다식 양로시설에 가서 노년을 지낸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틈새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개발하고 싶어요.

저희 Primacorp은 캐나다에서 사설 고등교육 부문의 가장 큰 기업중의 하나입니다. 저희는 캐나다 전역에 39개의 캠퍼스에서 1만5천명의 학생을 매년 교육시키고 있으며 앞으로 5년 안에 그 수를 2만 4천명으로 늘리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왜냐고 제게 묻곤 합니다. 저희의 사명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더 많을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의미니까요.

 

“저는 사람들이 취지에 대한 동정심이 아니라, 정말 커피가 맛있어서 조스테이블을 방문했으면 합니다.”

 

Q. 후대의 한인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두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째로 좀 더 철학적인 면에서 말하자면, 성공의 기반을 남에게 선을 배푸는 것에 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하고 성공을 하면 행복해 질거라고 믿습니다. 전도서 3장 12절을 보게 되면, 솔로몬 왕이 말하기를, 이 세상에서 이로움을 베푸려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배푸는 것에 행복이 있고, 배푸는 것이 성공의 기반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캐나다에 사는 한인으로서 캐나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캐나다나 다른 나라로 더 나은 삶을 찾고자 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처럼 새로운 이들을 환영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에 대해서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사람은 각자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선을 베푸는 것에 재능이 있고, 어떤 이는 무언가 다른 특출난 재능이 있어요. 하나님이 우리 삶을 어떻게 선택하셨든지, 그 재능을 백 배 살려서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직종을 많이 권합니다.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위해 그런 직종들이 좋다고 생각해서 그러시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사람은 각자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 해 열심히 하다보면 먹고 사는 것은 저절로 해결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이들에게 하기 즐거운 일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것을 열심히 하면서 캐나다 사회에 기여하고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살리고 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그것이 접시 닦이가 되었든 의사가 되었든, 직업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 아들 조셉을 예로 돌아가서 보면, 조셉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커피숍에 들어오는 손님들한테 해맑게 인사를 잘하는 것이었는데 그걸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그 아이의 재능이었어요. 조셉 역시 자신의 재능을 살려서 캐나다 사회에 기여함으로서 행복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각자 재능이 다르고, 그를 통해 타인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재능을 통해서 이 사회에 기여하는 구성원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걸 기억하면 행복이 올 거예요.

 

Q. 존경하는 분이 있다면?

저는 UCLA 1학년때 기독교인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영감을 주시는 예수님은 영생을 보여주시고 삶의 이유를 주신 분입니다.

저는 예수님이 주신 계명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만약 자신의 미래에 어떤 것을 할 지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예수님을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예수님이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라고 했을 때 저는 예수님이 가짜인지 진실인지 고민했습니다. 지금은 예수님이 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제가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조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저를 성스러운 존재로 보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죄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 여기 있습니다.

 

 

Interview/Transcription by Caleb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