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지 배


린지 배: #OKSeeYou

 

김씨 아저씨는 커피를 마시며 일할 시간에 차를 끌고 놀러 나가겠다는 딸 Janet에게  언성을 높인다. 그러다 손님이 들어오는 기척이 들리자 둘은 다툼을 급하게 멈추고 Janet은 카운터로 달려가서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한다. 손님이 떠날 때  웃으며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아빠에게  Janet은 날카로운 눈빛을 보낸다. 손님이 나간 후 문이 닫히자 마자 둘은 서로를 다시 노려보기 시작한다.

98A.jpg
98 - Lindsay Pai.jpg

캐나다의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방송된 이 심플한 일상의 대화가 저에게는 참 친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정말 저의 삶과 똑같고 실제로도 이렇기 때문입니다. 여러 생각이 들면서 이토록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마치 내 삶의 한 부분 같은 이야기가아시아 배우들로만 구성되어 공중파에서 방영되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Kim’s Convenience는 2016년 10월 11일 첫 방송을 하며 캐나다의 대중 매체에서 동양인의 평판을 바꿨습니다. 방송 이후 한인들의 이야기를 아주 정확하게 표현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제가 더 많이 웃었던 것은 아마도 드라마의 이야기가 제 이야기 같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면에서 다른 캐나다의 한인들에게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부모님 가게에서 자랐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KBA의 직원이셨고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가게 카운터에서 일했습니다. 캐나다에 사는 대부분의 한인 아이들처럼, 저는 좋은 성적을 받았고, 피아노를 배웠으며 한글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외출금지’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가게로 가야 했죠! 저희 부모님께서 오늘날까지도 운영하시는 그 가게는 부모님을 뵈러 집에 갈 때마다 제가 늘 일손을 도와드리는곳입니다.돌아보면 이 가게는 저희 부모님에게 커뮤니티가 되어준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한글학교를 다니던 친구들 모두 부모님의 가게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고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다른 캐나다인 친구들에게는 없던 그 무엇 인가가 우리에겐 있었습니다. 저의 한국계 캐나다인으로써의 정체성은 한인 Convenience store라는 세계에서 자라온 것입니다. 다른 동네의 위치한 아무 가게에 들어가도 주인분들께서는 저를 알아보셨습니다. 사장님들께서는 사탕을 쥐어주시며 “키가 많이 컸구나!”라고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연고도 없이 외국에 나오신 부모님에게 기본적인 영어를 배울 수 있게 해주었고, 친구를 사귀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준 이 작은 커뮤니티를 저는 소중히 생각합니다. Kim’s Convenience에는 삶이, 어려움이, 문화의 차이 그리고 가족의 사랑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제가 한국계 캐나다인임을 자랑스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이런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포용되며 사랑받는 나라에 살고 있음이 자랑스럽습니다. 캐나다는 모자이크의 사회이며 저의 문화와 삶의 일부가 이렇게 따뜻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모두에게 보여지고, 캐나다 방송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 행복합니다.